필름을 고르는 순간, 사진의 분위기가 결정된다
필름 카메라를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그냥 아무 필름이나 넣으면 멋진 사진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찍어도 필름마다 색감이 확연히 달랐고, 어떤 것은 따뜻하고 부드럽게, 또 어떤 것은 차갑고 선명하게 표현되었다. 이때 처음으로 '필름 선택이 사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처음 필름을 사러 갔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낯선 브랜드 이름들이 빼곡한 필름 코너 앞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어떤 걸 사야 하지?' 직원에게 조심스레 물어보니, 코닥 포트라 400이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인물 사진에 좋다고 추천해 주었다. 그렇게 처음 사용한 필름이었고, 지금까지도 가장 애정하는 필름 중 하나다.
이번 글에서는 필름의 종류별 특징과 추천 제품을 소개하면서, 내가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필름 선택의 재미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1. 컬러 필름 vs. 흑백 필름: 색으로 감성을 표현하다
필름은 크게 컬러 필름과 흑백 필름으로 나뉜다. 두 가지는 단순한 색상의 차이를 넘어, 촬영 스타일과 분위기까지 완전히 달라진다.
📌 컬러 필름의 특징
✅ 현실적인 색감 표현 (브랜드별 색감 차이) ✅ 따뜻한 색조부터 차가운 색감까지 다양한 분위기 연출 가능 ✅ 일상 기록, 여행 사진, 인물 사진 등에 적합
컬러 필름은 ‘어떤 색감이 나올까?’라는 기대감을 주는 매력이 있다. 같은 장면도 필름에 따라 따뜻한 느낌이 될 수도 있고, 차분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로 표현될 수도 있다.
🔹 추천 컬러 필름
- 코닥 포트라 400: 자연스러운 피부톤과 부드러운 색감으로 인물 사진에 적합
- 코닥 골드 200: 따뜻한 색감과 레트로 감성이 강한 필름
- 후지 C200: 초보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색감의 필름
나는 포트라 400을 처음 사용했을 때, 피부톤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특히 햇살이 비치는 오후에 찍은 사진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코닥 골드 200은 조금 더 빈티지한 느낌이 나서 90년대 사진 같은 분위기가 난다. 같은 장면도 필름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다.
🎞️ 흑백 필름의 특징
✅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강조하는 사진에 적합 ✅ 클래식하고 감성적인 분위기 연출 가능 ✅ 컬러 필름보다 감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실내 촬영도 가능
흑백 필름은 색이 없는 대신 빛과 그림자의 콘트라스트가 극대화된다. 단순한 색상 없이도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한 장의 사진이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추천 흑백 필름
- 일포드 HP5+ 400: 클래식한 흑백 느낌을 원할 때 좋은 필름
- 코닥 Tri-X 400: 거친 입자감(그레인)과 강한 대비로 다큐멘터리 촬영에 적합
- 일포드 Delta 3200: 야간 촬영에도 사용할 수 있는 고감도 흑백 필름
나는 처음 흑백 필름을 사용했을 때, 결과물을 보고 놀랐다. 색이 없어도 감정이 깊게 전달된다는 점이 신기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나 거리 사진을 찍을 때, 흑백 필름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이 확연히 살아나는 걸 느꼈다.
2. 필름 감도(ISO) 선택하기: 어떤 환경에서 촬영할 것인가?
필름의 감도(ISO)는 필름이 빛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를 나타내는 숫자다. 높은 ISO일수록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촬영이 가능하지만, 입자가 거칠어지는 특징이 있다.
📌 ISO별 추천 상황
- ISO 100-200: 밝은 낮에 선명하고 깨끗한 사진을 원할 때
- ISO 400: 실내와 야외 모두 적당한 노출을 보장하는 만능 필름
- ISO 800 이상: 저조도 환경에서 촬영할 때 필요하지만, 입자가 거칠어질 수 있음
🔹 추천 필름 ISO별 정리
- ISO 100-200: 코닥 골드 200, 후지 C200 (선명한 색감, 낮 촬영)
- ISO 400: 코닥 포트라 400, 일포드 HP5+ 400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
- ISO 800 이상: 코닥 T-Max P3200, 일포드 Delta 3200 (야간 및 저조도 촬영)
나는 한 번 ISO 100 필름을 실내에서 사용했다가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와서 후회한 적이 있다. 그 이후에는 촬영 장소와 환경을 고려해서 ISO 값을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었다. 초보자라면 ISO 400 정도의 필름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나는 슬라이드 필름을 처음 사용했을 때, 그 선명한 색감에 반했다. 하지만 노출이 조금만 틀어져도 사진이 완전히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노출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초보자라면 네거티브 필름을 먼저 사용해 본 후, 경험이 쌓이면 슬라이드 필름에도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필름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사진 촬영을 넘어,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이다. 같은 장소에서도 필름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필름을 사용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필름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아직도 새로운 필름을 테스트하는 것이 재미있다. 가끔은 같은 장소에서 여러 필름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면서, 각 필름이 주는 색감의 차이를 비교해 보기도 한다.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이다.
이제 당신도 자신만의 필름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